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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파혼했는데 부모님께 말씀 못드리겠어요

스말스말스말 2022. 5. 31. 13:44

 

 

 

안녕하세요

올해 가을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두시간전 파혼하기로 합의하고 더이상 나오지않을것같던 눈물을 많이 쏟아내고 도움이 필요해서 익명성을 빌려 글 써봅니다

저희는 지극히 평범한 30대고 평범한 몇년간의 연애후 결혼준비를 시작했지만 제가 시부모 될뻔한 분들과 갈등이 많았습니다

양가 다 대단한 집안 아니고 고만고만한데 아들부심인건지 그냥 제가 처음부터 싫다고 하면될걸 사사건건 본인들이 우위에있는것처럼 몰상식한 행동들을 많이 했습니다

착한거빼면 시체인, 착한게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그 남자는 중간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결국 저희는 사소한 갈등들이 쌓여서 파혼하게되었습니다

사실 바람 사기 도박같은 극단적인 이유가 아니라 굳이 같이 산다하면 시댁이랑 연끊고 (저라도) 살수는 있었겠지만 저는 그런 결혼생활을 원치 않았기때문에 파혼의사를 밝혔고 그 사람은 저를 놓아줬습니다

솔직한 제 심정은 본인이 정말 잘 하겠다고 빌기를 원했습니다. 자기를 믿어달라고 잡아주기를 원했어요…

하지만 착함뒤에 숨어있던 비겁함은 급박한 순간마다 회피형으로 변해버렸고 저는 실망을 반복하다 이렇게 되었습니다

너무 가슴이 아프고 슬픈건 저희 부모님은 제가 지난 일년간 겪은 서러움을 아무것도 모르세요.. 사사건건 말씀드려서 상처드리고싶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사위가 될뻔한 그 남자를 참 좋아하세요. 요즘 남자답지않게 참하고 예의바르고 차분한 한결같은 남자였거든요

능력은 조금 부족해도 성실하고 나한테 잘하니까 그거면 됐다고 충분하다며 있는 그대로를 좋아해주시던 저희 부모님께 어떻게 파혼을 알려야할지 답답합니다…

저는 늦둥이에 외동이라 저희 부모님은 거의 80이시고 올해 안에는 꼭 결혼하라고 여러번 말씀하셨거든요

그래서 제 마음 한켠에는 눈 딱 감고 빨리 결혼해서 손자 낳아드리고 효도하고싶다는 마음이 크게 자리잡아있었지만 결국 제 발로 불행의 길을 밟고싶지않아 이기적이게도 제 인생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저희 아버지가 너무 옛날사람이셔서 그깟거 뭐 대수라고 다들 그러고 사는데 파혼까지하냐며 역정내실게 뻔히 보여서 속상합니다… 제 편이 되어주지 않으실거를 알아서요…

삼십대 중반이면 어린나이가 아니라 사실 조금 두렵지만 또 잘 살아지겠죠

부모님께 언제 어떻게 말씀을 드리면 좋을까요?

감사합니다

 

 

출처: 네이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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